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대한 솔직한 심정



약 일년전 조금은 무료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월드오브워크래프드(와우)를 처음 시작했었다. 그리고 레벨 하나 하나 올리면서 재미가 붙기 시작하더니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렙을 목표로 하였고 다음에는 4대 인던을 다음에는 오닉, 화심 순으로 한단계씩 높은 목표가 설정되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술을 익히고 아이템을 업그레이드시킬때마다 적지 않은 뿌듯함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와우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내 생활은 조금씩 엉망이 되었다. 주말에는 일어나자마자 wow에 로그인해서 밥먹는 것도 잊은체 새벽녁까지 풀로 접속해 있던 적이 셀수 없이 많았으며 주중에도 역시 wow를 하느라 만성피로에 시달렸다. 여자친구와 부모님과도 이 문제로 매일밤 다투었었다. 하지만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솔직히 그 외의 것이 어떻게 되든 별 상관이 없다. 내 취미를 인정해주지 못하는 여자친구가 야속했고, 부모님 눈치보면서 게임하는 것이 싫어 나와 살 집을 한동안 알아보기도 했다. 게임하는 동안에는 마냥 즐거웠고 내가 그렇게 즐겁게 게임에 취해있는 동안 걸리적거리는 것은 멀리했다.
그러다가 최근에서야 정말 한심하고 유치한 몇몇 일들을 게임 내에서 지켜본 후 점점 와우에 대해 실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주말밤 유난히도 지치게 하는 레이드를 마치고 난 후 문득 내가 이렇게 열심히 레이드를 돌고 전장을 돌고 플포에 가서 게시판을 보고 공대 홈페이지에 열심히 들락거리면서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반면 이미 잃은 것들 그리고 잃을 것들은 너무도 많았다.
다른 여느 온라인 게임이 그렇듯이 와우 또한 노가다 게임이며 아바타 옷사주기 놀이이다. 와우저들은 이 게임이 여타 게임들하고 완전히 차별되는 온라인 게임에 획기전인 발전을 가져온 기념비적인 작품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적어도 나의 입장에서는 거기서 거기다. 명예 제도니, 기막힌 인스턴스 던전 시스템이니.. 클라스간의 균형이니 모두다 웃기는 개소리다. 캐릭터의 발전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퇴화시킨다는 점에서 매한가지다. 캐릭터 피통 체울때마다 본인의 체력은 운동부족으로 형편없이 떨어지고 와우상에서 플레이어를 한명 알아갈때마다 실생활에서의 친구들은 한명씩 떨어져 나간다.
와우 플레이어들마다 공통적으로 말하는게 있다. 와우를 하는 목적은 아이템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간의 단합, 그리고 그러한 단합을 통해 어려운 보스몹들을 하나씩 하나씩 잡아나가면서 느끼는 성취감에 있다고. 또 하나의 개소리다. 아이템 하나때문에 사이가 틀어지고 애들처럼 싸우는거, 다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 사냥 당하는것, 몹 공략시 실수 했다고 바보취급 당하는것을 보는 것은 와우에서는 거의 일상이다. 누구 흠잡을 일 생기면 열심히 달려와 놀라운 단합심을 보여주긴 한다.
와우 부질없는 짓이다. 셋템좀 맞추었다고 달라지는 것 없다. 게임 센스 있다는 소문 나서 달라지는 것 없다. 매일 레이드 달린다고 달라질 거 없다. 자신만 망칠 뿐이다. 게임을 하는 것은 자기 자유이긴 하지만 제발 이상한 논리로 온라인게임을 미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by sirace | 2006/11/17 01:58 | sirace의 그림과 글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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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k at 2006/11/17 11:34
WoW는 저도 처음 했던 MMORPG였는데,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이고 매력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하지만 역시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것.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생활을 포기하고 매달릴 정도로 가치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라는 거죠. 거기다가 제가 WoW에서 가장 환멸을 느꼈던 것은 겉으로는 진지해보이고 게임에 대한 열정이 넘치지만 별 말도 안되는 유치한 것들로 다툰다는 것. - 본문에도 나오지만 - 그리고 주변에서 이 WoW로 인해 많은 것을 잃고 있는, 잃은 사람들을 종종 봐왔다는 것.. 결국 게임은 게임일 뿐이지요. 즐기는 것은 자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빠져들고 싶지가 않아서 결국은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그저 게임일 뿐이지요.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7 13:23
맞어. 와우 재미있고 가끔 즐기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거기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 따라와주지 않는 사람들을 욕하는건 정말 아니라고 봐.
Commented by Laurel at 2006/11/17 15:16
저도 얼마 전, 미친듯이 매달리던 게임을 접었;; 에이스경님 잘 지내셨나요~
그간 몰팅했었다는 것도 아울러 신고드리며..후다닥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7 16:19
안녕하세요 Laurel님 ^^ 정말 오랜만이에요. 옛날 생각나네요.
많이 들려주세요.
무슨 게임을 그렇게 열심히 하셨나요? ㅎㅎㅎ
Commented by blades at 2006/11/17 17:04
마약과 온라인 게임은 허무하다는 걸 알지만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도 많이 들어서
아예 시도도 안해보고 있답니다~
흐 그리고 들어봐도 별로 안재밌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면서 정당화-_-;)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7 20:38
온라인게임 재미있죠. 특히 처음 시작할때는 정신을 못차림..
그래도 한번 해보는것도 나쁘진 않아요. 저처럼 중독되는 체질이 아니시라면.
Commented by Laurel at 2006/11/17 17:39
에..블레이즈님..사실은 재밌어요 ㅠ0ㅠ 그게 문제죠 ㅠㅠ

제가 열심히 매달렸던 게임은 마비노기 =ㅂ= 와우도 물론 해봤죠 ㅎ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7 20:39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마비노기를 하셨군요.
그 참 굉장히 아기자기 하던데 ㅎㅎ
Commented by blades at 2006/11/17 21:55
엉엉 사실은 너무 의지박약이라 정말 중독되면 노트북 폭발할때 까지 할 것 같아서 아예 겁쟁이 처럼 접근도 안하고 있는거예요
참 어떤 어른들은 담배끊는 사람이랑 친구하지 말라고 그러실때도 있는데 (치이 당신들이 못끊으시니까@_@) 우리 세대에는 온라인 게임 관두는 사람은 멀리해라 라는 말이 나올까 해요 흐흐흐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8 01:57
저 담배도 끊고 온라인 겜도 끊었어요 +_+
하지만 얼마나 갈까요? 오늘도 유혹이 끊이지 않더라고요.
Commented by pink at 2006/11/18 12:45
그럼 형님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 -_-
(담배도, MMORPG도 모두 끊으셨으니)
전 담배는 못 끊겠네요. 아 출국하면 담배가 비싸서 필연적으로 금연하게 된다고는 하지만..
과연 어찌될지 -_-;;;

blades님, 전 실제로 노트북 폭발 직전까지 했었어요. 흐흐..
Commented by 루나 at 2006/11/17 23:00
2년전쯤에 시립미술관에서 하는 Game&Play라는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작품중 하나가 모니터 앞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을 포착한거였걸랑? 진짜 애매모호한 표정들이었지. ^^
중독성이 강한 두가지나 끊는다니 대단한걸.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18 01:59
루나님도 오랜만이네요 ㅎㅎ 잘지네시나요?
대견하다고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특별히 의지가 강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실증을 잘 내는것 뿐이죠.
Commented by camui11 at 2006/11/30 14:32
푸하..이런식으로 개소리니 머니 떠드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와우를 열심히 했고 즐기고 빠지게 했으면 그게 대단한 게임 아닙니까?
Commented by sirace at 2006/11/30 21:31
말이 너무 격했나요? 거북했다면 죄송합니다.
처음 와우를 했을때는 즐겁고 재미있었죠.
하지만 점점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기보다는 일, 또는 일과처럼 되어버렸어요.
굳이 하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접속하게 되는 중독이 된거죠.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지는 모르지만 레이드에 잡히다 보면, 약속 취소해야 하고
가족과의 사이 험악하게 되죠. 그뿐이 아니라 와우 외의 다른 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camuii님도 이런 리플을 다시는 것을 보니 와우를 해보신분 같으신데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실것이라 생각합니다.
와우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에대해 욕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그중 하나였으니까요.
하지만 와우라는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말이 안나오네요.
개소리라 했던건 제가 좀 심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emeelee1 at 2006/12/02 20:24
죄송하지만...
와우 말고 다른 온라인 게임 재미있는것 있을까요?
한번 해보고 싶어서...
Commented by sirace at 2006/12/02 21:10
글쎄요. 와우 말고는 리니지가 제일 유명하죠.
많은 시간의 노가다를 필요로 합니다.
온라인 게임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는데
문명4라는 굉장히 재미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죠. 그건 추천해드릴만합니다.
Commented by kamahwang at 2006/12/14 09:32
트롤 도적? ㅋㅋ
나도 조금만 해야하는데. 멋진 글이네요.
Commented by sirace at 2006/12/14 16:39
끊은지 한달이네요.
저건 사실 엠파스 어디선가 스크랩한거고 제 캐릭은 아니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ㅋㅋㅋ at 2008/10/14 17:28
ㅎㅎㅎ 온라인 게임 유저의 대다수는 질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하긴 그럴만도 하겠죠. 인생에서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 별볼일 있는 사람들로 대우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세계가 온라인 게임 세계일테니까요. 제가 너무 막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사소한 것 가지고 막말하는거에 비하면 제가 하는 막말은 아무것도 아닌 셈이죠.
정말 온라인 게임 유저들에게 정떨어진다는 점에서는 매우 공감가네요.
Commented by Valencia at 2008/12/23 23:42
네 ^^;; 솔직히 말해서 온라인 게임이란 자체가 노가다를 요구하고 자신의 희생을 요구 하는거 아닐까요 ??
ㅎㅎ 저두 미치도록 웹서핑을 해봣지만 게임이나 인터넷이나 그 자체가 유혹이라 생각해요
그리구 MMORPG의 한계가 랩업 위주의 게임이고 게이머 자신들은 퇴화되간다는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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